어느 영어 선생님께서 자신의 학부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었어요. 당연히 영문학과나 영어교육학과였겠죠? 어느 날 외국인 한 사람이 자기가 속해있던 동아리에 왔길래, 자기 딴에는 그래도 영어 전공이라고 당당히 나서서 “How could you come here?(어떻게 오셨어요?)”라고 물었답니다. 뭐… 여기까지 위의 문장이 왜 이상하냐? 라고 물으신다면… 제가 뭐라고 해야 합니까? -_-; 그 외국 사람의 대답이 “By bus!”였다고 말씀 드리면 이해가 되시나요?
이런 것을 가지고 언어 유희라고 하나요? 암튼 “어떻게 오셨습니까?”라는 한국말은 두 가지 뜻이 있죠. “여기에 무엇을 타고 오셨나요?” 아니면, “무슨 용무로 오셨나요?” 라는 의미죠. 위의 문장에서 How는 방법을 묻는 의문사입니다. 즉, 어떤 방법(교통수단)으로 여기 오셨냐고 묻는 말이죠. 하지만 위 상황에서 영어 선생님이 그걸 말하고자 하신 것은 아니겠죠? ^^
무슨 용무로 오셨나요? 이렇게 물었어야 하죠. 영어에는 이런 표현으로 “What brings you here?”이라고 한답니다. 즉, “무엇(어떤 이유)이 너를 여기로 불렀니?”라는 뜻으로서 우리말의 “어떤 용무로 오셨나요?”라는 뜻이 됩니다. 이해가 되시죠?
A : What brings you here?
B : Oh... Nothing much, really.
A: 어떤 용무로 오셨나요?
B: 아~ 별일 아닙니다.
경우에 따라서는 “무슨 일로 오셨나요?”처럼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, 그냥 옆에 다가가서 “뭐 도와 드릴까요?(May I help you? / What can I do for you?)”라고 물을 수도 있답니다.